안녕하세요! 박종환입니다. 관점 공유로 무엇을 발표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나의 관점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 보니, 특정한 주제나 컨텐츠를 가지고 발표하기보다는 그냥 요즘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하며 사는지를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6월 전역을 하고 지금 저는 휴학생입니다. 3일 간의 짧은 복학생활을 중단하고, 선배와 함께 스타트업을 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선배들은 니가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사실 저 스스로도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입니다. 불과 5개월 전, 전역과 복학생활을 갈망하던 저로서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일입니다. 복학생활에 대한 기대도 정말 컸었고,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도 작성해 놓았고, 꽤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 놓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3일만에 학교 생활을 그만두고, 전혀 계획에 없던 스타트업을 하고 있습니다.
코딩 배우기, 디자인수업 듣기, 독서, 글쓰기 등등 전역 전에 계획했던 일은 다 미뤄두고 있습니 다. 친구들 만날 약속도 급작스레 취소하는 경우가 많고, 쉬는 날에도 업무 관련 전화가 걸려와서 당혹스러운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 제 삶을 제가 컨트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일 자체가 혹독하게 힘들다거나, 절대적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는 것은 아니지만 제 일상을 제 스스로 정돈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주변에 가끔 이런 고민을 말하면, “사업 되게 잘되나 보다.” 하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그리 순탄한 상황도 아니거니와 결정적으로 저에게는 돌아가야 할 학교가 있기에 어차피 언젠간 끝내야 할 일을 언제까지 하고 있어야 하나- 하는 고민도 가끔 합니다. 물론 재미있습니다.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창업을, 이렇게 이른 시기에 제가 참 따르는, 배울 점 많은 선배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것은 여전히 큰 행운으로 느껴집니다. 친구들에게 하는 고민상담도 늘 이렇게 끝납니다. “이래저래 해서 힘들지만 결국 난 많이 배우고 있고, 재밌어.”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뭘 배우는데?” 라는 질문은 저를 참 곤혹스럽게 합니다. 저는 이 스타트업에 중간에 합류했기 때문에 창업의 전체적인 과정을 다 배워보지도 못했고,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회사이기에, 회사에서 일하는 법을 배운 것 같지도 않습니다. 사람들 많이 만나고, 그간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었지만, 이게 구체적으로 저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 마디로 손에 잡히는 무언가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실 때문에, 한창 시험이다 뭐다 해서 바쁘게 지내는 동기들을 보며 조금은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얼마 전 참 좋은 말을 들었습니다. “하고 싶은 걸 실제로 해봤다는 것. 그걸 하고 싶어서 뭔가를 포기해보고 용기 내봤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넌 최고의 선택을 한거다.” 같이 일하는 선배가 지인에게 들은 말을 공유해 준 내용인데, 저에게도 참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사람은 관성의 동물입니다. 관성은 나이를 먹어가고, 어깨에 짊어 진 책임이 무거워질수록 강해집니다. 늘 살던 대로 사는 사람,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주변이 가는 길에서 벗어나보지 못한 사람은 늘 ‘나중에 언젠간’ 만을 외칠 뿐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할 기회가 오더라도 용기 내지 못합니다. 한번 용기 내 본 사람만이 다음에 또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늘 막연히 ‘언젠간 사업을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번 경험이 그 언젠가가 찾아올 때 저에게 용기를 줄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주변의 흐름에서 잠깐 벗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 잡지 않으면 결코 나중에 언젠가 찾아오지 않습니다. 이 글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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