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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s/DEMA Talks

‘좋아요’, 애매모호함 속에 가려진 60억 가지 다른 의미

  안녕하세요. DEMA Studio 입니다.

 

 

  아마도 거의 모두가 이용하고 있을 듯한 전지구의 SNS 페이스북에는 크게 세 가지 상호작용이 있습니다. 좋아요(Like)와 댓글 달기, 공유하기. 대체로 좋아요 < 댓글 달기 < 공유하기의 순서로 중요성을 띠지만, ‘좋아요가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건 부정할 수 없죠.

 

 

   좋아요는 정말 좋다는 의미만을 가지고 있을까요? 저는 좋아요가 애매모호한 동시에, 높은 중의성을 띠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좋아요는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표현해주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싫진 않네요’, ‘댓글 달 정도는 아니에요’ ‘옛다 관심정도의 수준으로도 누르는 반면, 어떤 사람은 정말 재밌어요’, ‘폭풍공감!’의 의미로 누를 수도 있죠. 그냥 습관적으로 누르는 사람도 있고요. 또 글의 성격에 따라 동의해요’, ‘힘내세요’, ‘신기해요’, ‘(이런 글을 올려줘서)고마워요, 다양한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한 연구자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상호작용 의례의 복합성'에 대한 연구에서 "이처럼 '좋아요'라는 기호 상징의 선택이 취향이나 가치의 동일성에 기초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그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인지 혹은 습관적인 반응인 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에 누구도 그 이유(왜 좋은지)나 그 정도(얼마만큼 좋은지)에 대해 굳이 되묻거나 따지지 않음으로써 사이버 상호작용은 대면적 상호작용 과정과 마찬가지로 지속될 수 있게 된다."라고 주장합니다. 즉, '좋아요'가 가진 그 애매모호함과 중의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큰 부담 없는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죠. 마치 일상 생활에서 '잘 지내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정말로 잘 지내는 지의 여부를 물어보는게 아닌 것 처럼, '좋아요'를 누를 때는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요'는 분명 다양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이에 대해 혹자는 " '좋아요' 자체가 하나의 의사표현이나 감정표현이라고 놓고 보면 이게 만인의 공통언어라고 하기 보단 개개인의 사고와 성격 특성이 반영되어, 60억개의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 하나의 기호" 라고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최근에는 '좋아요'를 누르는 글이 뉴스 피드(NewsFeed)를 통해 친구들에게 공개되면서,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가 소극적 공유의 기능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요'를 받는 글은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공개되지만, 처음에 일정 수의 '좋아요'를 받지 못한 글은 금새 사장되고 마는좋아요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죠. 이는 '좋아요'의 의미에 대한 역치를 높여, 예전보다 신중하게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아니였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어찌 보면 뭐 이런 것까지 생각해보나?’할 정도로 사소한 주제이지만 고민하다 보면 의외로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연구와도 맞닿아 있는 좋아요의 의미 연구. 이런 SNS에서의 미시적 상호작용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좋아요를 많이(또는 적게) 누르는 사람들의 특성’, ‘충분히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 이유’, ‘싫어요 기능은 필요할까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한 번쯤 생각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DEMA EYES_김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