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는 hands 서혜지 입니다.
이번 세션의 첫 관점 공유를 제가 맡게 돼서 아주 떨립니다.
오늘 제가 이야기해보고자 하는 것은 ‘혼자 만의 시간’라는 주제입니다.
최근 제가 어떤 한 친구와 새벽 중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은근히 저의 고민이 드러났어요.
요즘 저는 ‘자신감’에 대해 고민이 생겼거든요.
다들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자신이 존재한다는 느낌’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예감’
‘게임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등
스스로를 믿는 마음이 굉장히 자신감에서 중요한 점들이죠.
비슷한 단어로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자존감은 타인과 상관없이 내가 나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라네요.
남들의 시선이 아닌 본인 내면의 소리를 들으면서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고 인정하는 일이죠.
또 자만심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면 무언가 넘치는 느낌으로 다가오고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심이 된다고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인생을 살며 누구나 겪는 자존감이 낮아지는 많은 사건들을 생각보다 잘 이겨내는 편이에요. 혼자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데 내가 못한 일, 실패한 일, 부끄러운 일들을 곱씹어보면서 그 속에 다시 회복해볼 수 있는 단초를 찾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살다 보니 이런 생각들을 하고 정리하며 스스로 재충전하는데 환경적으로 적합했어요.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은 제가 이때까지 찍어온 점들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2015년이 이제 4달 정도 남았는데, 저에게 2015년을 되돌아보라고 한다면 저는 물론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정말 재밌게 보냈다고 할 수 있어요. 먼저 디마에 들어와서 다양하고 수많은 전공생들을 만났고, 2014년 1년 동안 학교 밖의 여러 실무작업을 한 후 학교에 복학을 해서 다양한 교양수업과 디자인전공을 들으면서 재밌게 공부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한 친구로 인해 처음 도전해 본 분야는 연기 활동이 있었고, 그에 이어 ‘창업’이라는 것도 잠깐 시도해 보았죠.
평소에도 스스로에 대한 반추를 많이 하지만 이번 해는 특히 지난 8개월 간은 솔로이기도 하고 (농담)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것 같아요.
나는 얼마나 독립적인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등 오히려 남보다도 저에게 집중했던 시간들이었어요. 그동안 이것저것 도전해 봤다는 의의만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나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얇은 종이 한 장을 뒤집어도 앞면, 뒷면이 나뉘듯이 그 경험 과정의 이면을 생각해보면 그 속에서 저는 많이 지쳐갔어요. 욕심을 마구마구 부렸기 때문이에요.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도전하고 많이 깨져보고 밤을 지새우면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저는 소비되어 갔습니다.
자신감과 자만심을 한 끗 차이라는 말이 있는데, 저는 혹시나 자만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많이 억눌렀어요. 그것을 조절하는 것이 한 능력이라면 저는 그런 능력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남들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고 혹여나 자만한 아이, 너무 튀는 아이 또는 그와 반대로 기존의 틀에 갇힌 아이라는 소리를 듣진 않을까 오히려 저를 많이 채찍질습니다. 많은 일들을 수행하며 오는 체력 문제에 그에 따른 시간관리가 엉망이어서 비효율적으로 사는 일상의 반복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실수가 잦아지고 자신감은 점점 낮아졌어요. 최근의 인간관계를 되돌아보면 저는 늘 상대방에 의견을 먼저 들으려고 하고 선택권도 그들에게 주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그런 제 모습이 마치 배려심 깊은 사람인 양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흐르더니 결국 제 주장하나 제대로 끝까지 외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있었어요. 저의 혼자만의 시간에는 이렇게 많은 반성 또한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스스로의 소리를 듣고 계신가요? 혹시 혼자만의 시간을 두려워하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이런 고독이나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사랑해요. 자유롭게 제 감정을 놓아둘 수 있고 의식의 흐름대로 저를 정리할 수 있고 했던 경험에 대해 반성할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의 요즘 화두는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과연 바로 대답할 수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그것은 스스로에 대해 생각과 혼자만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요즘같이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저도 마찬가지로 생각 정리를 제때 하지 못하고 계속 그 위에 덮여지고 얹히던 날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하나 드리고 싶은 말은 혼자만의 외로움과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루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일기를 매일 쓸 수있는 꾸준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머릿속으로라도 본인에게 시간을 스스로 부여해주고 했던 경험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떠세요?
그럼 점점 더 진짜 본인의 모습이 잘 보일거예요. 앞에 말했던 스스로에 대한 생각. 또는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서의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했던 일 정리, 한 해를 되돌아보는 일 등 이런 생각의 공간을 부여해주세요. 그럼 저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의 판단 기준이나 혹은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이는 경험의 자세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내면의 너무 깊은 동굴을 들어가는 건 힘들 수 있지만 각자만의 얕은 동굴은 만들어 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시간을 의도적으로 가지려고 할 때 간혹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전에 한창 제가 고등학생 때 예민하던 시절에 항상 하하 호호 웃으며 하교할 때도 좋았지만
생각 정리가 필요하거나 중요한 선택을 하는데 있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 친구들에게 ‘나는 오늘 섬이야'라고 선언했던 일들이 기억나요.
나름 ‘나는 오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라고 했던 의미 같은데 그때 당시 친구들은 잘 지내다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제가 특이하다고 생각했대요. 제 표현이 좀 매끄럽지 않았던 것이 웃겨서 였겠죠?
지금 생각하면 그때 혼자 음악을 들으면서 일부러 따로 걷는 일이나, 현재 홀로 사는 방에서 자기 전에 갖는 생각 시간들이 다 저를 바로잡게 해주었던 순간이었어요. 혹시 무슨 큰 고민이 있나 하고 걱정하거나 굳이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 있나라고 염려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게 혼자만의 생각 정리 시간을 의식적으로 줘본 사람들은 아실 거예요! 저는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거지 그러 시간이 걱정할 일이 아닐뿐더러 그 후에 정말 아무렇지 않게 일상 속에서 건강한 정신으로 복귀 가능하다는 것을요.
여러분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 보세요. 안 그래도 이번 4D 주제가 ‘휴식’이잖아요? 저는 이번 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나는 휴식시간에 뭐 하지?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다 보니 저만의 생각에 잠기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어요.
자신을 부정하고 싶고 회피하면서 그냥 격렬하게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을 휴식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재충전의 의미로 또 영원한 휴식이 아닌 그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생각한다면 ‘나’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것은 어떨지 추천해주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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