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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s/DEMA Talks

시네마틱 익스피리언스 강력한 간접체험의 도구, 게임


안녕하세요, 디마 스튜디오입니다. ^^

여섯번째 이야기, 시네마틱 익스피리언스 ;  강력한 간접체험의 도구, 게임에 대해서 시작하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경험을 꿈꾸며, 다양한 상상을 합니다. 이러한 사람의 상상 본능을 돕기 위해 지금까지 책과 영화는 다양한 스토리와 주제로 끊임없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였고, 간접체험을 제공하였습니다. 제 3자의 시점이나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책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지만, 독자에게 직접으로 여러 감각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힘들고, 읽는 사람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내용의 차이가 큽니다. 반면 시각적, 청각적 감각을 실감나게 제공하는 영화는 아무리 실감이 나도, 제 3자의 연기와 행동을 볼 뿐, 나 자신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느낌을 가지기는 힘들지요. 이렇듯 조금 부족하지만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책과 영화가 간접체험의 주류였을 때, 게임은 수면 밑에서 자신의 때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게임은 단순히 아이들의 오락용이나 심심풀이, 시간 떼우기 용을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왠만한 대작 소설이나 블록버스터 영화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플레이되고 영감을 주는 대작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역사가 긴 책과 영화와 달리, 가장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 이렇게나 무서운 속도로 그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주인공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에게 쫓기고 있다. 여준인공은 긴박하게 도망치다 막다른 골목에 갇히고 말았다. 옆에 잠긴 문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는 동안 괴한이 시퍼렇게 날이 선 칼을 들고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괴한이 칼을 들어 찌르려는 순간 가까스로 문이 열리고 여주인공은 정신없이 다시 도망치기 시작한다'



만약 위의 내용을 책으로 본다면 독자는 본인의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주인공의 공포에 질린 표정, 막다른 골목의 모습, 그리고 주인공을 쫒아 오는 괴한의 옷차림과 동작 등을 스스로 생각해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각자의 상상력을 통해 다양한 해석과 느낌을 주는게 책의 장점이지만, 직접적인 감각 기관을 통해 상황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의 현실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영화로 위의 내용을 보면, 관객은 주인공의 실감나는 표정과 급박한 상황, 음산한 골목, 그리고 소름 끼치는 괴한의 모습을 시각적, 청각적 감각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책보다는 실감나지만, 여주인공은 제 3자일 뿐, 나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공포감과 현장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이렇듯 책과 영화는 통제된 상황에서 작가들이나 감독들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보고 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게임을 통해 위의 내용을 경험하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게임도 내가 아닌 제 3의 캐릭터가 있습니다. 나와는 다른 이름과 외모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에선 그 캐릭터를 조종해 도망치는 것도 플레이어이고 잠긴 문을 열기 위해 애를 쓰면서도 공포심에 휘말리는 것도, 탈출하지 못하면 결국 죽는 것도 플레이어입니다. 물론 게임도 통제된 상황에서의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통제된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과 선택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캐릭터의 행동을 구경하는 것이 아닌 직접 조종하고 선택을 내린다는 점, 이 것이 책과 영화로부터 차별화된 게임의 특징인 것입니다. 게임의 캐릭터는 곧 나의 아바타(분신)이 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다른 매채보다 감정 이입이 쉬울 뿐만 아니라 가상의 세계의 환경과 그 스토리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매체보다 빠르고 직접적인 간접체험이 가능한 게임은 최근  CG 기술과 물리엔진의 빠른 발전으로 영화와 같은 현실적인 연출이 가능해져 그 영향력이 더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게임 속 그래픽은 현실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발전하였고, 게임 내 캐릭터들의 표정과 연기 또한 영화와 구분하기 힘들정도로 섬세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블록버스터 게임들은 할리웃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할리우드 극작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 작곡가 등을 제공하며 더욱 더 완성 높은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림1> 단순히 영화와 같은 연출, 사실적인 그래픽 뿐만 아니라, 현재의 게임들은 캐릭터와 내면과 인물들 간의 관계와 갈등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스토리를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합니다. 이제는 플레이할 수 있는 영화가 게임인 셈입니다.

(왼쪽부터 라스트 오브 어스, 헤일로4, 헤비 레인, 콜오브듀티 블랙옵스2. 모든 작품이 영화와 같은 연출과 깊이 있는 스토리, 흥미로운 인물 관계를 플레이어에게 제공하여 큰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실로 확장되는 게임?'


이렇듯 게임은 영화의 장점들을 흡수하며 그 영향력과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미도 있고, 몰입력도 높은 게임이지만, 게임 속 캐릭터를 조종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키보드나 게임 패드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특히 게임 패드는 키보드 마우스에 비해 손을 적게 움직이면서도 더 많은 키를 쉽고 효율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설계되었지요. 하지만 게임 패드를 사용하면 플레이어는 아무리 현실감 높은 게임을 해도, 게임 이상의 몰입감을 주기 힘듭니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고 몰입과 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재미난 연구와 그 결과물들이 보여지고 있는데요. 키보드나 게임 패드에서 벗어나 직접적으로 플레이어와 인터렉션하거나, 게임의 시각적 정보를 모니터와 티비에서 벗어나 현실에까지 가져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중에서 두 개의 재밌는 사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Virtuix Omni, 몸으로 뛰다'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가상 현실을 제공할 때 가장 구현하기 힘든 감각이 촉각, 혹은 직접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시각과 청각과 달리 제자리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동적인 감각을 제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한 예로는 최근 킥스타터로 플레이어가 정말로 뛰고, 보고, 쏘는 경험을 제공하는 가상 현실 디바이스인 Virtuix Omni사의 'Omni VR Trail' 이 있습니다. 'Omni VR Trail'과 바닥의 트레드밀의 홈에 꼭 맞는 전용 신발을 착용하면, 플레이어는 진짜로 게임안에서 뛰고 움직이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3d 화면과 실감나는 사운드를 제공하는 전용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같이 사용하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직접 게임 세계 속에 들어간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을 하면서 엄청난 칼로리 소모를 하는 숨겨진 순기능(?)도 있습니다.




<그림2> Virtuix Omni사의 'Omni VR Trail' , 

동영상 링크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zOYklm_C7Ks




'Microsoft, IllumiRoom'


앞서 소개한 'Omni VR Trail' 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IllumiRoom' 은 신개념 3D 영상기기로 키넥트와 프로젝터와 가정용 TV를 연동하여 TV 안에 갇혀 있던 게임을 플레이어가 있는 실제 공간으로 확장하여, 현실감있는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단순히 TV 속 영상이 밖으로 확장되는게 아니라, 키넥트를 통해 주변 가구와 집 구조를 스캔하고 분석하여, 현실의 물건들과 인터렉션하고, 공간을 왜곡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공해 게임의 몰입감을 더해줍니다. 앞서 소개한 'Omni VR Trail' 가 플레이어를 게임 속으로 데리고 왔다면 'IllumiRoom' 은 게임 속 세계를 현실 세계로 꺼내온 셈인 것입니다. 






<그림3> 마이크로소프트사의 'IllumiRoom' , 

동영상 링크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nGGMv9RnJIA


앞의 두 사례 말고도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신선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연구들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디바이스나 기술들이 오히려 게임의 본연의 재미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예로 3D나 4D 영화가 영화 본연의 재미와 영화에 대한 집중을 방해한다는 의견들이 있지만, 3D, 4D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들은 더욱 더 많이 개발될 것이고, 이러한 기술들이 게임의 몰입도를 도울지, 방해될지는 함부로 예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미래에는 단순히 키보드나 패드가 아닌, 다양하고 재밌는 방법으로 게임을 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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