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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s/DEMA Talks

트랜드는 트랜드가 아니다 - 홍지인

안녕하세요 디마스튜디오 아이즈 홍지인입니다.

디마 일원으로써의 첫 관점공유라서 어떤 이야기를 할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오늘은 제가 공부하는 분야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계실 주제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주제는 바로 유행, ‘트랜드’입니다.

 

사람들은 요즘 유행하는 것에 민감합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분야로 패션 스타일이라는 것은 각자 고유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유행에 의존되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는데요. 일반 사람들이 트랜드를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고 사게 되어 생기는 경향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는 트랜드는 트랜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행에 가장 민감한 패션계에서 흔히 이런 문장들이 보입니다.

< 이번 2017년도 f/w 스타일은 hyper romantic 하고 cosmic함이 핵심이다. >

처음에 이런 문장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게 무슨 헛소리야!’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문장이 트랜드 언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랜드에서는 흔히 감성적 이미지와 어울리는 워딩 (형용사)를 언어로서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 언어를 이용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듭니다. 네, 사실 트랜드 리더들은 앞서나가는 사람들이 아닌, 유행을 만들어내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랜드 디자이너를 이야기꾼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사실 이들이 디자이너보다 기획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재 유행하는 트랜드는 1년 혹은 2년전 트랜드 기획자들이 앞으로의 미래의 트랜드로서 제안을 한 과거의 것입니다. 결국 트랜드란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경향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어 사람들이 따르도록 한 ‘기획’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기획이 아무런 근거없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트랜드까지 도달하는 큰 흐름을 보았을 때 가장 첫 시작은 현재에 집중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사회적인 문제, 칼럼에서 발견한 과학적 근거, 새로운 발견들이 트랜드의 토대를 마련합니다. 이런 토대를 바탕으로 예술작품과 디자인작품들을 근거로 삼아 하나의 큰 컨셉과 스토리를 만들게 됩니다.

( 세션 때 보여드렸던 트랜드 자료는 웹에 올리기에 저작권의 문제가 있어서 옮기지 않았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개인적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그 후 컨셉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색상 소재 마감재에 대한 연구로 옮겨져 본격적으로 그해의 색상조합과 소재들이 제안됩니다. 이 제안들이 여러 회사에서 자기회사의 스타일에 맞게 수용되어 새로운 디자인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것이 하나의 트랜드를 반영한 제품들이 출시되는 큰 흐름입니다. 이런 트랜드들은 패션뿐만아니라 제품에도 적용되는데 갤럭시6의 새로운 골드나 청록컬러 LG의 리얼가죽 등의 출시역시 각 회사마다의 트랜드 혹은 선행디자인팀들의 제안을 기반으로 한 결과물입니다.



 

트랜드 디자이너가 단순히 기획자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정제된 기획 후에 기획에 걸맞는 결과물을 감각적으로 끌어내는 것 역시 트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을 추구하는 트랜드의 목적상 한눈에 봐도 새롭고 감각적인 결과물을 찾고자 앞서 기획이 무너지는 일이 많습니다. 또한 이 기획들이 다양한 회사에서 수용 가능하도록 상당히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이런점들이 제 생각에 조금 아쉽기도 하고 모순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 방향성을 추구한 결과를 통해 새로운 갖고싶은 무언가가 탄생한다는것도 꽤나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트랜드란 회사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잘 팔기위해서 만든 하나의 이야기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스토리를 덧입은 제품은 좀더 강하게 사람들을 이끌게 하기도 합니다. 백마디 말이나 문장보다 이미지와 형용사로 표현된 이야기의 전달방식이 책에서는 찾을수 없는 새로운 매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트랜드를 이해하고 알고만 있다면 앞으로 새로운 유행이나 제품이 등장했을 때 좀더 흥미롭게 지켜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