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멀리즘 - 김진희
안녕하세요 디마스튜디오의 김진희 eyes입니다. 제가 demastudio에 처음 들어올 때에는 빈지노의 창의력을 동경하며 마치 빈지노의 자매품인 마냥 ‘빈지니’라며 저를 소개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빈지노의 창의력을 동경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자 하지만 이번 관점공유에서는 요즘 제가 가장 추구하는 제 자신인 ‘지니멀리즘’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지니멀리즘’은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지니(진희)와 미니멀리즘의 결합입니다. 미니멀리즘을 정의하는 말은 굉장히 많지만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정의는 ‘어떠한 퀄리티도 잃지 않은 채로 단순하게 만드는 능력’입니다.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와 비슷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음 일단 미니멀리즘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 미니멀리즘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 삶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단순화 시키는 것입니다. 미니멀리즘에는 어떠한 룰도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예를 몇 가지 들고 왔는데 하나는 강남스타일입니다. 강남스타일은 최소한의 음악재료를 일정한 패턴에 따라 반복한 곡으로 미니멀리즘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건축에서 나타나는 밀리멀리즘인데, 사진은 몬트리올 엑스포의 미국관입니다. 최대용적을 최소 피복면적으로 덮은 구조로 구조는 단순화하면서 효율성을 추구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요즘 또 미니멀 라이프가 대세잖아요? 미니멀 라이프라 하면 집 안의 필요 없는 모든 것을 갖다 버리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물론 그것도 미니멀리즘의 한 예가 될 수도 있지만 좀 더 실용적으로는, 미니멀리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의 큰 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 안의 모든 것을 messy한 것에서 벗어나 심플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거죠. 조미료가 있을 자리에는 조미료가, 신문이 있을 자리에는 신문을. 이렇게 집안을 정리하고 또 소비를 한다면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면서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자들은 어떠할지 잘 모르겠으나 여자들은 정말 옷장이 꽉 차있으면서도 입을 옷이 없다는 말을 매일 아침 반복합니다. 제가 지난 주에 본가에 다녀왔는데 정말 옷장이 꽉 차있는데 입을 옷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바로 지금이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때라고 다시금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조만간 다시 본가에 가면 앞으로 입을 일이 없을 옷들은 정리해서 기부나 버리거나 하려고 합니다.
흔히 미니멀리즘은 Less is more로 정의되잖아요? less와 small은 분명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작은 것들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기 보다는 작은 것 마저 아름다운 것.
따라서 작은 것에 관심을 갖게 된 제가 느낀 것은 행복은 정말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삶의 작은 것,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정말 이게 큰지 작은지 아직도 가늠이 되지 않지만, 파란 하늘을 보면 정말 행복합니다. 흐리다고 해서, 비가 온다고 해서 제가 기분이 안 좋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날씨에 따라 제 기분이 정말 많이 좌우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미세먼지 때문에 날이 맑은 날이 전에 비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서는 과연 날씨가 좋은 게 사소한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날씨가 좋은 건 어쩌면 정말 사소한 행복이 아니라 크나큰 행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미니멀리즘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이사를 하면서 입니다. 이사를 하려는데 왜 그렇게 옮길 짐이 많나 보니까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하나도 못 버리고 다 안고 살아가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지니멀리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얘네들 때문에 내 주변이 messy 한 건 맞는데 과연 추억까지 미니멀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여전히 품고 있습니다. 저는 집에 중,고등학교때 열심히 풀은 문제집 하나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열심히 한 그 증거나 흔적 같은 것들을 버릴 수가 없더라고요. 버리게 되면 과거 나의 노력들을 제가 잊을 것만 같아서요. 그래서 결국에 내린 결론은 지니멀리즘에서 추억까지는 미니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관계와 사람의 미니멀리즘은 음...저는 사람 만나는 걸 진짜 좋아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신선한 자극에 좋고 알던 사람을 만나면 편안해서 좋고. 근데 최근에 인생의 노잼시기가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냥 모든 게 재미가 없더라고요. 관태기라고도 하죠. 관태기는 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로 요즘 20대가 많이 겪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저도 겪어 봤는데 관계에서 오는 권태로움에 뭘 해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노잼시기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노잼시기를 겪고 있는 건 아니에요. 다시금 사람들을 만나는 건 여전히 즐겁고 저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자극을 선사해 줍니다. 제가 그렇게 관태기를 겪으면서 관계의 미니멀리즘에 대해 많이 생각 해보게 되었는데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남을 거잖아요..?그래서 제가 굳이 모든 사람들을 다 끌어안고 인생을 살아갈 필요는 없고 그저 상호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정도로만 소수가 아닌 다수의 상대방을 대해도 성공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 제가 간 본다는 얘기를 자주는 아닌데 가끔 들었었습니다. 근데 그게 간 보는 게 아니라 저에게는 사람을 파악하는 단계인데, 가끔 오해를 사기도 하더라고요. 이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내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저는 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전에는 상대방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굉장히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제가 관계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는 집단은 한정적인 것 같습니다.
Minimalism game #30days
앞서 제가 추억을 굳이 미니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분명 추억이 담긴 너무 많은 물건들로 제 방이 messy한 것은 명백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추억을 미니멀하게 만들지 않는 범위에서 제 주변을 깔끔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미니멀리즘 30일 게임은 30일 동안 하루에 물건 하나씩을 버리는 게임입니다. 아직 제가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게임이지만 조만간 게임을 시작해서 언젠간 쓰겠지 라는 생각에 버리지 못하거나 약간 계륵 같은 물건들을 버리고 싶습니다.
Fashion detox
이것은 제가 패션 소비자주의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하나의 프로젝트로써 동기들과 함께 4/1-4/30 한 달 동안 진행을 한 것입니다. 점점 더 속도가 붙는 패스트 패션 산업과 더불어 우리 옷장에는 안 입는 옷들이 같은 속도로 불어나고 있고 짧은 구매 주기와 빠른 트렌드의 변화로 버려지는 옷들이 정말 많은데, 이를 부정적으로 여기고 한 달 동안 패션아이템을 하나도 소비하지 않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옷들을 몇 년 만에 꺼내어 입거나 리폼을 하는 등 최대한 활용해 스타일링을 했습니다. 저는 이를 지니멀리즘의 커다란 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패션과 그 트렌드에 정말 관심이 많은 제가 패션 아이템을 하나도 소비하지 않고 그간 구매해왔던 옷들로 저를 스타일링 함으로써 진짜 ‘나’의 패션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옷장을 미니멀하게 유지하면서 ‘나’의 패션 정체성을 찾은 진짜 지니멀리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