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sions/DEMA Talks

금속 공예를 배우며 - 장희수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9. 26. 10:44


  안녕하세요 2015년도 하반기 eyes 장희수입니다. 

관점공유 내용으로 제 전공과인 금속공예과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디마에 들어오니 이 분야에 관해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 것들을 만드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제가 배우고 있는 것들로 이번 관점공유를 채워봤습니다.


흔히들 제 전공에 관해 들으면 ‘금속공예는 장신구 만드는 거야?’ 이렇게 물어보고, 장신구를 만드는 과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금속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주 여러 가지 입니다. 저희 과에서는 장신구뿐 아니라 가구, 식탁 용구, 조명, 의자 등 금속을 사용된다면 제한 없이 할 수 있습니다. 

‘금속공예’라는 말 자체는 거리가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의 생활에 아주 가깝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문의 손잡이, 책상의 다리, 만년필 등 다양한 형태로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장신구나 조형물을 만드는 곳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업들을 들으며 제 주위를 둘러보니 금속으로 된 것들은 무척 많았습니다. 처음에 들어올 때는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수업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 시야가 좁았는데, 이제는 일상생활에서 금속으로 된 제품을 유심히 보게 되고 넓게 보는 시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생각해보기도 하고요.

저희 과에서는 실기 수업이 주 관심사로 1,2학년에는 작품을 만든다기보다는 금속을 다루는 감을 익히는 과정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연습하고 다양한 것들을 접하는 방향으로 배운다면 3,4학년에 와서는 몇 개를 집중적으로 만드는 과정을 합니다. 아직 이 학년이라 전반적인 금속에 대해서만 작업하고, 금속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일 학년때는 실기수업의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마감 전날에 밤새 해서 내고, 피곤한 상태로 하느라 도구에 손을 다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금속 다루는 게 너무 부담스럽고, 무서웠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금속이라는 재료는 가공할 때 열을 주어 유연한 상태로 만든 이후에 늘이거나 모양을 다듬을 수 있습니다. 열을 주었을 때는 유연하지만 식은 이후에는 단단해져서 강도를 가지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금속을 녹여서 재사용하거나 사용에 따라 다른 금속으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금속을 가공할 때에 먼저 금속의 성질을 알아야 합니다. 금속의 성질을 알아야 재료를 정확하게 고를 수 있습니다. 금속의 성질을 알면 금속의 융점 또한 알 수 있습니다. 금속의 융점을 알아야 다른 금속 재료와 연결할 때 한쪽이 녹지 않게 열을 잘 분배해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두 금속의 융점을 정확하게 안다기보다는 어떤 금속의 융점이 더 낮은지 파악하여 열조절을 하는 게 관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금속공예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것은 ‘힘’입니다. 장시간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힘이 있어야 도구들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제 작업실에 있는 도구를 찍은 사진입니다. 나무망치, 쇠망치, 집게, 대줄, 중줄, 소줄, 톱 등이 있는데,녹슨 것도 있고 망치도 손질되지 않고 엉망인 상태입니다. 이렇게 엉망이지만 금속공예에 있어서 공구는 아주 중요한 존재입니다. 도구에 따라 작업의 효율이 높아지기도 하고 오히려 작품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망치를 사면 직접 다듬는 방법에 대해 수업 중에 배우고, 교수님들은 망치와 각종 도구들도 많습니다. 놀라운 건 이 부분에서 자신의 용도와 방식에 따라 도구를 변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드는 것도 손으로 하는데 도구까지 만드는 과정을 느껴보니 대단하다고 생각됐습니다.

 이번에 그런 경험을 했는데, 2학기에는 망치를 이용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망치를 다듬어야 해야 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는 외부에 맡겨서 처리했지만 이번 년도에는 저희가 직접 망치를 손질하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왜 굳이 그렇게 하실까 불평했습니다. 손으로 하면 하루가 꼬박 걸리는데 외부에 맡겨서 기계로 편안하게 빨리하면 좋지않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말씀이 물론 그렇게 하면 편하고 좋겠지만 편하게만하면 몸에 안익혀져서 응용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손으로 직접 느끼고 만져야 다음에는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알 수 있게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아차 싶었던게 제가 그동안 금속공예에 집중할 수 없었던 이유는 더 나은 결과물만을 바랬기 때문이었습니다. 체득과 연습의 과정은 생략되고, 마지막에 어떻게 나올까만 계산하던 저를 보게 됐습니다.

   전에는 제가 이 전공을 하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기술자일까,예술가일까,디자이너일까 어떤 곳에 위치하는지 알고싶었고 어떤 곳에 방향성을 둬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해보니까 저는 아직 모두 제대로 경험해보지 않아서 고민하지 않아도 될거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너무 내 생각만 많이 들어가 있고 쓸모없는 걸 만들면 예술가되고, 사람들이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무언가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디자이너되고 하면서 말입니다.


 제가 금속공예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 제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들로 이야기해봤습니다. 이야기가 다소 정리되지 않았고 내용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속공예의 과정에는 정말 만드는 이의 시간, 정성, 집중이 들어있습니다. 앞으로 접할 기회가 있다면 생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