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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s/DEMA Talks

현재를 산다는 것




우리들의 로망을 지켜주세요


 우리에게 위시리스트를 물어보면 무엇을 대답하고는 할까? 취업, 연애, 돈 등 사람마다 바라는 것도 각양각색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만 생각하면 설레서 잠을 못이룰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의 꿈을 불확실하게 하는 녀석이 너무나도 많다.


 야심차게 바다로 피서계획을 세웠지만, 하필 내가 휴가를 나가는 기간에 피치못할 스케줄이 잡히거나, 뉴스에 '태풍북상' 이런 단어라도 뜨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했다. 사실 휴가가 취소되는 것보다 '취소될지 or 말지'의 그 애매한 경계선에 있을 때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 




 학창시절 모의고사를 볼 째 OMR 마킹 전, 3점짜리 문제의 답이 두개가 남았을 때 무엇을 선택할 지의 고민과 같다. 막상 마킹을 하고 나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이렇게 '불확실'은 우리에게 큰 스트레스가 된다. 부정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내가 그 상에 처하기 전에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


 우리의 한계부터 먼저 인지해야 한다. 우리의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사유로 인해 나약한 동물이다. 상상은 불안을 낳고 때로는 그 불안이 현실이 되기에 우리를 두려움으로 몰아 넣는다.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인간의 한계와 나약함에 대해서 충고를 한다. 그가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은 한없이 나약하며 수양이 필요한 존재로 보았다. 나만 불안하고 나만 불확실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다들 나름의 걱정과 고민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사람이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문제가 있는지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달리기 하는 세상


 세상은 넓고, 염장꾸러기들은 많다. 이상하게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에게 질투를 느낀다. 지인이 연애를 하건 결혼을 하건 상관이 없지만, 내 동기 타임라인에 '연애중'이라고 뜨면 뭔가 기분이 찜찜하다. 알랭 드 보통은 <불안>에서 이러한 감정의 원인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우리는 우리와 동등하고 여기는 사람들이 더 나아지거나, 우리의 위치가 불확실할 때 불안을 느낀다. 꼭 우리의 개인적인 심리문제 때문은 아니다. 



성과사회


 2013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강요되는 것은 '성과'이다. 수많은 자기계발서, 꿈, 스펙열풍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경쟁과 성과다. 그러다보니 나만 멈춰있다는 곳에서 오는 불안감이 더하다. 또래의 친구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는거 같은데, 나혼자 멈춰 있는 것 같은 허기감이 우리를 계속 배고프게 하는 것이다.




슬픔의 연속


 우리의 삶은 슬픔의 연속이다. 스팸을 구웠는데 밥이 없다거나, 갓 끓인 라면을 통째로 바닥에 쏟아버릴 때나, 여자친구는 커녕 독거노인이 될 미래가 보인다면 암울해진다. 정말 우리는 불행한 것일까? 우리가 하는 걱정 중에 진짜 필요한 걱정은 얼마 없다고 한다. 마르셀 푸루스트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사실 그러한 걱정에 쫓겨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들을 못하고 그 걱정을 현실로 만들 때가 많다. 미래가 다 정해져 있다면 마치 치트키를 치고 게임을 하는 것처럼 재미가 없을 것이다. 


포기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사실 포기하면 편하다. 가장 소중한 것은 포기하는 것이며, 아프니까 포기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현실을 충실하게 사는 것과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다르다. '현실을 즐긴다'라는 말을 자기합리화나 포기랑 헷갈리는 이들이 많다. 행복도 자존감도 연습해야 늘어나는 법이다. 내가 지금 현실에 충실하다면 가벼운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삶을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말이 쉽지 생존하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과 같다. 톨스토이는 '현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의 작품 <전쟁과 평화>에 등장하는 피에르는 고생과 고난 끝에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사실 우리의 삶은 마냥 좋을수도, 마냥 나쁠수도 없는노릇이다. 




우리의 인생은 밤하늘


 우리의 삶은 밤하늘과 같다. 두 손으로 눈을 가린 듯 캄캄해서 도대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앞에서 도사린 위험과 고난은 별처럼 수없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하늘처럼 아름다운게 우리의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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